산짱을 제주도의 땡볕 아래 떼어 놓고 나만 홀로 서울로 와 눅눅한 습기 속에 있다.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는데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 혼자 집에 앉아서 창문을 열어 놓고 스탠드를 켜고, 컴퓨터 앞에 앉아 타이핑을 하고 열어 놓은 창문에서 눅눅한 바람이 불어오고 나는 미지근한 차를 한잔 마시고 그리고 책을 읽는다. 그것은 마치 3년 전이나, 5년 전과 같은 그런 일상이어서 나는 마치 어떤 시간을 건너 뛰어온 기분이 든다. 마치 긴 꿈을 하나 꾸었고 그 꿈에서는 내가 예쁜 아기의 엄마가 되었고 그 아기가 꽤 커서 엄마엄마 말을 하며 옷스스, 하며 옥수수를 먹고 즈쑤, 하며 쥬스를 마시고 이제 막 송곳니가 나는 장면까지 꿈을 꾼 것 같다. 잠에서 깨어보니 뭔가 가슴이 텅 비어있다. 이루어지지 못한 긴 사랑의..
요즘 근대의 대례복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대례복은 중요한 외교의 자리에서 높은 수장을 만날 때 착용하는 옷이다. 즉 왕을 만나거나, 황제를 만나거나 할 때 가장 예의를 차리는 옷차림이다. 우리나라 역시 전통적인 대례복이 갖추어져 있다. 물론 근대적인 외교 관계가 시작되는 근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는 역사가 너무 길어서 그런지 근대에 만들어 진 것이라고 하면 전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전통들은 실은 근대에 만들어진 것들이 아니었는가?) 그러나 입헌군주제가 거의 대부분 사라진 오늘날에 와서는 대례복은 의미가 없어졌고 번듯한 수트를 입으면 그걸로 예의를 갖추게 된다. 그러나 자료를 찾던 중, 왕을 만날 일이 있는 우리의 대통령 사진을 발견하게 되었는..
월요일 오후가 되니 주말을 달려온 피로가 가득 아기가 혼자 놀게 방치해 놓고 빨래를 하고 아기 밥을 하고 어른 밥도 하고 다시 또 청소를 하고 나니 아기는 눈을 꿈벅꿈벅 한다. 이제 겨우 아기를 안는다. 지친 아기는 품에 안기자 마자 바로 잠이 든다. 외로운 세상으로 널 데려와서 미안하다고, 그래도 가장 큰 사랑을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미안하다, 아가. 사랑이 부족한 엄마는 아가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한다. 미안하다, 아가 다시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을게. 미안하다, 미안하다고 말해서 미안하다.
미안하지만 최수앙이 작품들은 성적인 코드를 담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은 프로이트적으로 읽히지 않는다. 누드이더라도 모두 섹스와 관련되지 않는다. 여자의 짧은 치마만 보더라도, 남자의 부드러운 잔털만 스쳐가더라도 그것을 떠올리는 시기가 아니라면 말이다. 최수앙의 작품 속의 인물들은 오히려 성적으로 무능해 보인다. 심지어 커다랗게 발기한 성기외에는 온 몸이 막으로 둘러싸인 듯인양 작고 위축된 사람에게도 커다란 성기는 역설적이게도 성에 무기력함을 보여준다. 그 성적인 무기력함은 인간 속에서 소통의 실패와 좌절을 함축한다. 심지어 입맞춤을 하고 있는 순간에도 체액은 교환하되 어떤 정서적인 교감이 전혀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을 것처럼 입술은 닿지 않는다. 하나로 합쳐진 두 남녀 역시 마치, 얼굴을 마주볼 수 없는..
요즘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에 관한 자료들을 찾아보고 있는 중 서전트의 그림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 그곳에 있느 것을 알았다. 종종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소유할 필요가 있는가? 황지우의 시처럼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폐허이지는 않았던가. 너는 언제나 그 자리에. 나는 너를 지켜볼 뿐이다. 손대지 않으리라. 내 사랑은 그러하다. How can we know the dancer from the dance? from; http://javityourway.blogspot.com/2010/09/el-jaleo.html 가드너 미술관... 음.... 가드너 미술관... Among School Children I I walk through the long schoolroom questi..
도둑맞은베르메르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미술 > 교양미술 > 미술이야기 지은이 구치키 유리코 (눌와, 2006년) 상세보기 소장형태: 서울대 도서관 평가: 흥미도 ★★★★ 성실도 ★★★ 참고문헌적 가치 ★★ 정리중 ----------------------------- 도둑맞은 베르메르 p. 26 전 세계를 여행하며 베르메르의 작품을 1점씩 보고 돌아다니는 ‘베르메르 순례’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지구상에 남아 있는 베르메르의 그림이 불과 30여 점밖에 안 되므로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게다가 베르메르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은 미국 동부해안 3개 도시(뉴욕, 워싱턴, 보스턴)와 유럽의 11개 도시(런던, 에든버러, 더블린, 파리, 암스테르담, 해이그, 빈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드레스덴, 브라운슈..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 무엇을 생각하는가 그와의 미래를 생각하는가 그와의 현재를? 그와 나의 과거를? 아니면 아무것도 떠올리지 않는가? 아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 미래와 현재와 과거와 그러면서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가? 우리는 사랑하고 있는 순간에도 사랑을 묻고 사랑을 의심하고 사랑을 부정한다. 사랑의 진정성이 무엇일까. 무엇이 사랑일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묻는다. 사랑은 사랑일 뿐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사랑은 사랑하면 되는 것.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사랑하면되는 것. 왜 나는 늘 어떻게 사랑할지 고민하지 않고 무엇이 사랑인지 고민하는가. 사랑은 사랑일 뿐. 사랑은 아무 것도 아니다.
1. 서태지와 이지아의 소식은 언론 뿐만 아니라 나도 잡아먹었다. 나는 서태지와 이지아의 이혼 소식을 접한 바로 그날, 서태지, 이지아, 배용준이 등장하는 꿈을 꾸었다. 2. 시간은 참으로 빨라서 그들의 서태지는, 그들의 7살, 8살인, 그런 이들도 나타났다. 나이드는 것은 신기해서 늘 바다처럼 느껴진다. 잔잔하지만 성인이 된 그들은 막, 바다로 내 옆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3. 그들의 7살에 존재했었던 서태지는 어떤 존재인지 잘 모르겠으나, 나의 서태지는 이런 사람이었다. 그 누구도 그를 부정하지 못하고, 그 누구도 그를 미워할 수 없는 그런 존재였다. 해가 바뀌고 학년이 바뀌면 늘 서태지를 똑같이 모창하는 그 누군가가 나타났고 아이들은 서태지의 노래를 똑같이 부르는 그 아이의 주변에 몰려 함께 서태지..
산짱의 진정한 첫번째 겨울이 지나갔다. 이제는 정말 날씨가 풀렸네. 동물원 반대론자인 엄마는 아직도 산짱과 동물원에 갈지 말지를 결정하지 못했다네. 산이는 팽귄과 기린과 사자와 코끼리와 곰과 고양이를 사랑한다네. 그리고 산이는 ELO의 mr skyblue를 사랑하지. 이 아가의 머릿속에 무엇이 있을까. 이 아가의 세상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엄마는 늘 뭔가를 제대로 해 주지 못하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다네. 늘 경이롭고, 늘 미안하고, 늘 사랑한다네. 사랑한다, 내 아가.
0. '영화인' 최고은 씨가 굶주림으로 사망한 이후 고진 책을 번역했던 조영일씨의 트윗이 한동안 화제가 되었던 모양이다. 조영일씨는 "인정받지 못한 예술가라도 최소한 밥을 공급해줄 사람은 확보해 놓아야 한다. 부모이든 남편이든" "일전에도 썼지만 문학계에 여성작가가 많은 것은 상대적으로 생계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팔리면 좋고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 부모 또는 남편이 있기에" 라고 쓴 모양이고 예상할 수 있다시피 많은 사람들이 모욕감을 느끼고 그를 공격했다고 한다. 김영화를 비롯하여 김사과 등 많은 문인들과 예술인들이 그 논쟁에 뛰어들었고 일명 '개거품'을 물며 서로를 헐뜯었단다. 나는 메일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처지이다보니 이런 일들이 저 먼세상 이야기였고, 겨우 아침에 잠깐 얼굴을 보여주..
굿바이, 레닌 감독 볼프강 베커 (2003 / 독일) 출연 다니엘 브륄,카트린 사스 상세보기 20자평 : 개봉때부터 보고 싶던 영화를 이제서야, 그것도 거의 7번 정도 끊어서 보았다. 없는 시간을 쪼개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 무엇보다 아름답다. 덜그덕 거리는 약간의 어색함은 영화 전체의 아름다움과 매력에 묻혀버린다. 사랑스럽고, 슬프고, 아름답다. 이 영화에서 많은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지만 그래도 하나를 꼽으라면 동독의 마르크화를 지붕위에서 던지는 장면을 꼽겠다. 대사 역시 아름다웠는데 the class-enemy threw the coke-flag into the wind and a fresh west sind blew mom's meney away 라는 영어번역보다 오히려 한국어 번역이..
영화를 너무 많이 본 탓에, 음모 이론이 너무나 익숙한 탓에, 정부가 그닥 탐탁치 않은 탓에 이번 소말리아 해적 소탕 작전이 왠지 깨림칙하다. 북한의 연평도 폭격 때 북한에 대한 대응을 그렇게 보도했어도 와 닿지 않아하는 국민들에게 우리 군은 건실하고 위엄있으며 우리 국민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열심히 광고하고 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 뭘, 잘해도 못해도, 의심받고 욕먹는게 그자리 아니겠나. 어쨌거나 우리 선원들의 맘과 몸이 건강하기를. 아무리 해적이라도 죽은 자들에게는 명복을.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민이 하나 생겼는데 군대를 없앤다면 이번 사건 같은 때에 어떻게 해야 할까? ebs에서 마이클 샌댈의 '정의' 강의를 몇 개 보았는데 거기서 얻은 통찰 하나. 남학생들은 아무래도 대의를 따르는 것에..
조용한 방 안에 가습기가 물방울을 만들어 내는 소리와 작은 숨소리가 들린다. 텅 비어 있는 방이, 무언가로 가득차 있는 것만 같고, 사실 실제로도 그렇다. 삶 역시 텅 비어 있는 것 같지만 무언가로 가득차 있는 것만 같다. 실제로도 그렇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하루 종일 아기와 살고, 아기를 위해 살고, 다시 아기를 위해 존재한다. 남편은, 직장이 있고, 해야할 공부가 있고, 운동을 한다. 그 삶 속에 아기의 이유식이나, 아기의 놀잇감, 아기의 옷, 아기의 기저귀, 아기의 장난감 따위는 없다. 남편은 시간이 나면 아기의 이유식을 만들거나, 아기를 위해 청소를 하거나, 아기를 위해 쇼핑을 하거나, 아기를 위해 놀이를 구상하거나 하지 않고 남편의 시간을 가진다. 더 운동을 하거나, 더 책..
do i have killing time? 정확하게 말하면 NO!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는 시간을 쪼개 이번 시즌을 마쳤다. 잠을 줄여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oh, my killer kills me! 시즌을 마치고 나서도 미친듯이 덱스터를 그리워하고 있다. 사실 나는 덱스터가 결혼하는 것까지는 괜찮았지만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어지러운 집에서 사는 것과 한 침대에 다른 사람과 누워 있다는 것 자신의 공간과 시간이 없는 덱스터가 너무 싫었다. 삶의 모든 것을 누군가와 공유해야 하는 것이 숨이 막힐 정도로 덱스터의 결혼 생활에 너무 공감했는데, 거기에 아기까지!!!! 가족을 사랑하는 것과 자유에의 갈망은 공존할 수 있다는 변명을 위안으로 덱스터와 나를 합일하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고...
우공군이 동영상 편집에 꽂혀 있던데, 나도 어제 찍은 사진으로 동영상을 만들어 보았다. 아주 오래전에 편집 한번 해 보고 해본적이 없는데다가 시간이 너무 없어서 싱크로도 안맞는다. 그래도 울 아가가 너무 이뻐서 엉터리 같은 편집도 압도한다. p.s 울 산짱 이제 곧 있으면 돌인데 걷기도 잘 걷고 글자도 읽고 혼자 티비 켜고 끄고 음악 듣고 싶으면 씨디 가져오고, 나가고 싶으면 현관문 손으로 가리키고, 고양이, 강아지, 오리 구별하고 각각 소리따라하고 (요즘 고양이에 꽂혔다. 책도 고양이 책만 같이 읽잔다) 오늘은 윙크도 하고 (물론 두 눈을 다 감지만, 근데 한쪽 눈썹 올리는건 되게 잘한다) 아, 이뻐서 죽을 것 같다. 협재는 여전히 아름답다.
car mania: a critical history of transport p. 30 the shaking produced by driving in carriages and later by railway travel exercises such a fascinating effect upon older children that every boy gas at one time or other in his life wanted to be an engine driver or a coachman. it is a puzzling fact that boys take such an extraordinarily intense interest in things connected with railways, and, at 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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