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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근대의 대례복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대례복은 중요한 외교의 자리에서 높은 수장을 만날 때 착용하는 옷이다.
즉 왕을 만나거나, 황제를 만나거나 할 때 가장 예의를 차리는 옷차림이다.

우리나라 역시 전통적인 대례복이 갖추어져 있다.
물론 근대적인 외교 관계가 시작되는 근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는 역사가 너무 길어서 그런지 근대에 만들어 진 것이라고 하면 전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전통들은 실은 근대에 만들어진 것들이 아니었는가?)

그러나 입헌군주제가 거의 대부분 사라진 오늘날에 와서는 대례복은 의미가 없어졌고
번듯한 수트를 입으면 그걸로 예의를 갖추게 된다.

그러나 자료를 찾던 중,
왕을 만날 일이 있는 우리의 대통령 사진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과연 그는 무엇을 입었을까.

그 자리의 의미에 따라 다르겠지만
격식과 예의를 갖춰야 하는 자리라면
응당 대례복을 입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을 만난 노무현 대통령
그 중요한 자리에서라면 대례복을 입어야 한다.

그런데......
대례복을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의 언론들은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을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이 난 조중동은
대례복 차림의 노무현대통령을 까는
무식하고 부끄러운 짓을 하기에 이르렀으니....

게다가
영국 여왕의 국빈 초대는
쉬운 일이 아니고, 국가적으로도 위상을 세울 수 있는 큰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는 함구하였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영국이라는 모국가에 초청을 받아야 위상이 사는 식민국가적 마인드가 그 시작이였음을 틀림없다.
그러나 엘리자베스여왕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였을 때 영국 왕실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큰 이벤트였던 것처럼
노무현 대통령의 국빈 초청은 큰 이벤트로 영국과 우리의 관계와 연대를 홍보하는 좋은 기회이지 않는가.
우리의 대통령이 다른 나라 대통령의 골프 카트를 운전하는 것을 몇번이나 방송에서 봐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식민지적 발상이다. 오히려 영국과의 만남이 국가 대 국가의 관계가 어느 특정 국가와 한정되어 있지 않고 우리가 다양한 국가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지 않은가.

그나마 언론에 나온 이야기는
사진이 실린 것도 아니고, 간단한 만평 만화만이 다인 경우도 있었다.

이제와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겠느냐만은
우리는 참으로 많은 것을 몰랐다.



 

사진은 전통적인 대례복은 아니지만 현대적으로 약식화된 대례복이다.
영국인들 역시 약식화된 대례복을 입고 있다.

 

p.s
이 대목에서 나는 '진실을 말하는 것만으로 좌파가 된다' 라는 제목보다
'있었던 일을 말하는 것만으로 좌파가 된다'고 썼다.
아마 이렇게 썼다면 그 다음 대목에서쯤은
'나는 좌파가 무엇인지, 우파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있었던 일을 말할 뿐이다.'
라고 말해야 아귀가 맞는다.

그러나 사실
나는 좌파가 무엇인지, 우파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아니고
좌파의 의미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

노무현에 관해서라면
그 사람들이 누구를 좌파라고 부르든
노무현이 좌파라면
기꺼이 좌파가 될 것이고,
기꺼이 좌파가 되었다.

사진을 보고 있자니
슬퍼지고
슬퍼지니
다시
분노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슬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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