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는 일도, 하는 공부도, 쓰는 글도 없는 나는, 나의 아이덴티티는 지금 이 순간 뭘까? 2. 어제는 나의 생일이었다. 늘 생일 우울증에 시달렸는데 올해는 그게 없다. 추석과 겹쳐서인지, 정말 아무도 생일을 축하해 주지 않았다. 마침 전화가 온 친구에게 생일이라는 것을 말해 업드려 절을 받았다. 룸메이트는 늦은 밤 귀가하며 케익도 꽃도 없는 생일이라 너무나 미안해 했다. 룸메이트가 미안해 하는게 나는 미안했다. 룸메이트가 계속 사주고 싶었다면서 아이팟 터치를 사주겠단다. 재정적으로 많이 쪼들리고 있기 때문에 아이팟 터치라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손이 부들부들 떨려 룸메를 말려본다고 말렸지만, 룸메가 일단 카드를 긁고 일이 저질러지자, 그 순간부터 ..
베이비 위스퍼 카테고리 가정/생활 지은이 트레이시 호그 (세종서적, 2001년) 상세보기 소장형태: 영문판 소장 친구가(정확하게는 선배가) 이 책은 정말 좋은 육아책이라면서 책을 주었다. 사실, 아직 아기를 키워보지 않아 이 책이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을 나에게 줄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이 갖고 있는 마인드는 정말 훌륭하다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귀찮은 몇 권의 육아 관련 책들을 읽어 보았고, 대부분은 꽤 간단한 책들인데다가 아기 발달 책들은 심리학계에서 너무 많이 알려진 내용들을 간단하게 정리한 것들이 많아 건질게 없는 반면 이 책은 아직 부모가 되지 않은 두 남녀에게 충분히 부모가 될 만한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사회에서 부모, 특히 엄마에게 ..
아기는, 머리도 날 닮았으면 좋겠고, 얼굴도 날 닮았으면 좋겠고, 성격도 날 닮았으면 좋겠고, 술 못마시는 것도 날 닮았으면 좋겠다. 룸메이트에게 물어보니 룸메이트 왈 머리도 날 닮았으면 좋겠고, 얼굴도 날 닮았으면 좋겠단다.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인지 모르겠다만, 룸메에게 넘후 미안한 걸. ㅠㅜ 결론은, 나는 자뻑이고, 룸메는 관대하다는 것일까? 이러다가, 아기가 멍청하고 못생기면, 나 혼자 애를 키워야 할지 모른다. p.s 입체초음파를 안해서 모르겠다만, 아기의 얼굴은 아무래도 룸메이트를 닮은 것 같다. ^^;;;;;;
1. 중고 책을 구입했을 때의 일이었는데, 책을 받는 날 전화가 왔다. 다짜고짜 자기 소개를 하고, 내가 책을 산 "누구누구"냐고 묻는 것이었다. 나 역시 천성이 외로움을 타고, 워낙에 심심한 인간이어서 웬만했으면 응대를 했을 터였을텐데, 아무래도 분위기가 이상했다. 20대 초반인 듯 싶었는데, 여차하면 한번 만나자는 기색. 그래서 약간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그 뒤로도 며칠에 걸쳐 몇번이나 전화가 왔다. 내가 구입했었던 책은 [슈레딩거의 고양이]였다. 2. 이번에는 중고책을 팔았을 때의 이야기다. 낡고 오래된, 그리고 얇은 책들을 미끼상품으로 1000원 이하로 팔고 있었다. 고물상에 파는 비용 정도만 받는 거다. 미끼상품은 미끼상품. 사람들은 2500원의 배송비를 물어가며 1000원 이하의 책 ..
현대 미학의 방향 김문환 편저 열화당 미술선집 48 1985 p. 92 미적 경험은 그것이 아무리 여러 요소들의 복합이라 할지라도, 보통 하나의 형식에 의해 지배된다. 작곡에 있어서 ‘지도동기’(Leitmotiv)가 그 대표적인 예로 손꼽힌다. 나아가 하나의 예술작품은 우리들의 경험에서 만나는 다른 어떤 대상보다도 훨씬 더 고립적인 전체라는 점을 그는 내세운다. 그림의 경우, 그림을 주변세계로부터 구분하는 틀 역시 이러한 사실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러 개의 요소적 형식들의 결합방식(mode of combining)은 그 나름대로 세련된 실험적 조사들의 주제가 될 수 있다. 아마도 미적인 즐거움을 주는 형식들은 복잡한 전체 속에 결합될 경우에라도 ‘미적 중심’으로서의 가..
1Q84. 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2009년) 상세보기 소장형태: 만화가게에서 대여 진행률 10% ; 시간낭비가 아닐까 의심 진행률 40%: 약간의 흥미 진행률 60%: 시간낭비가 아닐까 의심 진행률 70%; 시간낭비라 판단 ...... 더 이상의 독서는 그만 두겠다고 결정. 원래 소설을 열심히 읽는 편은 아니지만, 역시 신간은 읽는게 아니었다. 오랜만에 하루키 소설을 열심히 읽고 있는 나를 보면서, 룸메이트가 재미있냐고 물어보길래 "도무지 못 읽어주겠다. 하루키가 원래 이랬던가?" ..고 말하자, 룸메이트 왈 "애들때나 읽는 건데 뭘." 개인적으로 하루키의 소설은 [상실의 시대]를 대표작으로 꼽지만, 사실 [상실의 시대]는 그다지 하루키다운 소설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
Constantin Brâncuşi 1876~1957 Târgu Jiu 루마니아의 티르구 지우에 있는 브랑쿠지의 the gate of the kiss_poarta sarutului. 거의 최초의 대지 예술로 여겨지고 있음 Lawrence Pattacini, "Public Art, Decoration or cure to social Ills?" in: George L. Anagnosotoponlos, (eds), Art and landscape Ⅰ. (Athens, Panayotis and michelis Foundation 1998) pp. 266~276 논문 중 브랑쿠지에 관한 부분 번역 1938년 콘스탄틴 브랑쿠지는 세계 제1차 대전을 기념하기 위해 티르구-쥬이(Tirgu-Ju)에 작품을 세우도록 위..
그랜 토리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2008 /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비 뱅, 아니 허, 크리스토퍼 칼리 상세보기 아이가 생기니 몇가지 소소한 일상의 꿈같은 것이 생겼다. 나는 아이가 2살이 되면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를 가르칠거고 아이가 3살이 되면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의 후렴구를 가르칠거고 아이가 10살이 되면 슈만의 "시인의 사랑"중 im wunderschonen monat mai를 부르게 할거고 그리고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13살이 되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랜 토리노]를 함께 볼거다. 나도 저런 공구가 있는 지하실이 갖고 싶어요. 자동차 조립을 하고 싶어요. ㅜㅠ 이건희가 부러운건 오직 그것 하나. 서부의 총잡이 역할을 하던 마초 아저씨가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
슈뢰딩거의 고양이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에른스트 페터 피셔 (들녘, 2009년) 상세보기 소장형태: 중고로 구입 예전에 친했던 친구가 나와 막 친해지려고 하던(?) 무렵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었다. "너는 시간이 나면 무엇을 해?" 나는 취미에 관한한 절대적으로 아도르노와 그 입장을 같이하고 있고, 그 때 당시에도 그랬기 때문에 "시간이 나면 보통 낮잠 자." 라고 대답을 했다. 음악 듣고, 책을 읽고, 전시를 보거나, 영화를 보는 것이 어떻게 KILLING TIME이 될 수있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는데, 그래도 여유가 있는 일상을 즐기는 방식은 누구든 하나는 갖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나는 삶이 조금 여유가 생기면 바로 과학 서적을 보는 것 같다. 그 사실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어쨌거나 그래서..
독신의 탄생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엘리자베스 애보트 (해냄출판사, 2006년) 상세보기 소장 형태: 학교 도서관 독신에 관한 책이라기 보다는 금욕에 관한 책이라고 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 결혼 생활 중에도 금욕하는 문화에 대한 부분이 진짜(!) 독신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작가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모계문화에 대해 무지하고, 또 일신교 이전의 여성신 문화에 대해서도 거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신화에 대한 해석을 완전히 기독교 식으로 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작가는 독신한 크리스챤이고 종교적 문제와 관련한 금욕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스스로 했던 문화에 관한 해석 부분은 별로 날카롭지 못한 부분이 많고, 다양한 문화인류학적 지식도..
롤리타 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민음사, 1997년) 상세보기 소장형태: 학교 도서관 p. 68 화요일. 비. 호수에 비가 내렸다. 엄마는 쇼핑을 하러 나갔다. 로는 아주 가까이 어딘가에 있다. 은근한 전략을 세워 나는 그녀와 엄마의 침실에서 부딪친다. 나는 그녀의 왼쪽 눈에 들어간 티를 빼려고 애쓴다. 바둑판 무늬의 헐렁한 옷. 갈색 머리의 강렬한 향기가 사랑스럽긴 하지만 좀더 자주 머리를 감아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잠시 따스한 초록빛 욕실 안에 함께 있다. 오직 거울 안에. 하늘과 포플러나무가 비치는 거울 속에 우리가 있다. 어깨를 거칠게 잡고 나서 관자놀이를 부드럽게 만지며 그녀를 돌이켜 세운다. 「바로 거기예요. 느껴지네요」 「스위스 농부는 혀 끝으로 한다던데」 「핥아내나요..
시칠리아의 암소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진중권 (다우, 2000년) 상세보기 소장형태: 판매완료 오래전에 대충 보았던 책이지만, 팔기 위해 간단 정리. p.220 외국에 나가 살면서 나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서구의 젊은이들에 비해 정신연령이 좀 낮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우리 학생들이 하는 대화를엿들으면 독일의 김나지움 중학생 애들의 얘기와 별 차이가 없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서구의 젊은이들은 대개 스무 살만 되면 즉시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살아간다. 반면 우리의 젊은이들은 대학을졸업하도록 부모의 경제적 도움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제적으로 의존적인 사람은 책임질 의무도없지만 의사를 결정할 권리도 없게 마련. 여기에 '나이'라는 생물학적 요인이 논거로 공인되는 전근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 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룸메이트는 내가 같은 말을 여러번 한다고 짜증을 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기를 갖게 되니 나의 어린 시절 생각이 더 많이 나고, 나의 어린 시절에 대해 들었던 말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한다. 아빠를 닮아 기억력이 좋은 것도 한몫하지만 - 아빠는 2살때의 일을, 나는 3살 정도 부터 기억한다.- 나는 어떻게 자랐는지, 나의 그 시절의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자꾸만 생각하다보니 더욱 그런 것 같다. 아빠에 대해 말하라고 한다면 여러가지 카테고리의 단어로 아빠를 설명할 수 있는데, 그 여러 단어 중 하나는 "불평"이다. 아빠는 텔레비전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면 늘 불평을 쏟아내곤 했는데, 뭐는 틀린 것이라는 둥, 퀴즈 프로인..
직장 생활에 염증을 내지 않는 친구들을 거의 본 적이 없다만, 나의 엑스보이프렌드는 유독 직장생활을 힘들어했다. 워낙에 자유롭게 살려고 인생을 준비해 오던 사람이었으나 삶에 치여 직장을 다니게 된 경우여서 아마 유독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랬는지 그 친구는 입버릇처럼 자신은 "주부가 꿈"이라고 말하곤 했었다. 집에서 요리하고 살림하면서 책을 읽는 일상을 보내고 싶다고, 내가 그렇게 살면 심심해지지 않을까, 야망 없이 살 수 있겠냐고 하면 날더러 니가 성장하는걸 보면, 니가 위대해지는 것에 자신이 헌신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며, 나에게 감동적인 모든 멘트는 ""내가 네 등에 날개를 달아줄게로"" 시작하곤 했었다. 내가 진짜로 똑똑(?)해서인지 -_-; 운도 좋고 복도 많아 인생에 좋은 남자..
중세의 가을에서 거닐다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지은이 이택광 (아트북스, 2008년) 상세보기 소장형태: 학교 도서관 장: 중세의 코드를 바로크 시대까지 확장 적용하여 쓴 가볍고 즐거우나 써야할 내용은 거의 언급한 성실한 책. 단: 원래 내가 책을 80%정도 읽으면 종종 책을 지루해 하기는 하나.... 빤한 결론이 나오기까지를 잘 견디지 못하는 편인건지, 인내심이 부족한 것인지.. 80%에 이르자 이 책이 견딜 수 없어졌다. 중세의 코드 확장에 완전히 무리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듯. p. 51 원래 Bosch라는 이름은 보스가 자신의 그림에 서명으로 남긴 것이고 본명은 제롬 판 아에컨Jerome van Aeken이다. 여기에서 제롬을 Jheronimus라고 쓰기도 한다. 이렇게 철자가 제각각인 건, ..
아, 젠장, 어떤 글쟁이가 이런걸 보고 좌절하지 않을 쏘냐. 작년에는 데미지스가 최고의 드라마였는데, 올해는 이 드라마와 필적할 만한 드라마가 단연코 없도다. 설정 자체도 흥미롭지만,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아주 좋다. 물론, 억지스러운 곳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죄책감도 없는 살인욕구를 가진 주인공, 그러나 지적이고 깔끔한 성격의 실제로는 불가능한 인간형이다. 요즘은 돈도 안벌고, 공부도 특별히, 일 계획도 별로 하지 않고 집에 처박혀 있는 관계로 아무리 한가하다고 하지만서도,, 하루에 몇편씩 보는 일은 내 인생 최초이다. ^^:;; 이 감각적인 오프닝을 보라. 역시 음식은 가장 원초적인 행위이면서 동시에 죽음과 가장 가까운 의식이 아니던가. 이 연쇄 살인범의 아침식사가 잔혹하고 무서우면서 아름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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