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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형태: 만화가게에서 대여
진행률 10% ; 시간낭비가 아닐까 의심
진행률 40%: 약간의 흥미
진행률 60%: 시간낭비가 아닐까 의심
진행률 70%; 시간낭비라 판단
...... 더 이상의 독서는 그만 두겠다고 결정.
원래 소설을 열심히 읽는 편은 아니지만, 역시 신간은 읽는게 아니었다.
오랜만에 하루키 소설을 열심히 읽고 있는 나를 보면서, 룸메이트가 재미있냐고 물어보길래
"도무지 못 읽어주겠다. 하루키가 원래 이랬던가?"
..고 말하자, 룸메이트 왈
"애들때나 읽는 건데 뭘."
개인적으로 하루키의 소설은 [상실의 시대]를 대표작으로 꼽지만, 사실 [상실의 시대]는 그다지 하루키다운 소설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한 때 대중들은 마음에 드는 작가가 나타나면 "여자 하루키" ^^::;;;;; "한국의 하루키" 같은 닉네임을 붙였고, 홍보는 그것을 열심히 이용했다. 하루키같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던 김영하는 - 사실 하루키와 김영하는 너무 다름에도 불구하고-
""하루키가 물이라면 나는 와인이다""라는 말로 불쾌함을 표현했지만 본인의 의사와 의도와는 달리 김영하를 키운건 8할이 그 닉네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키는 하루키의 매력이 있다. 일본 전통의 냉정한 연애(실제 관련 논문을 읽어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나온다), 패배주의, 소심증, 회색인간, 중간자의 갈등 등등 일본 특유의 문화적 냄새가 있고, 하루키 특유의 패배주의에 젖은 쿨함의 냄새가 있다. 이것은 묘하게 일본적인 것이 아니라 불황을 겪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특정 나이의 청춘들에게 맞닿아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키를 읽으며 좌절했던, 혹은 좌절하고 있는 20대의 사랑, 루저마인드를 기억하고 추억하게 된다.
그런데, 사실 이런 분위기에 젖어 있는 것은, 나 개인적으로는 몇 권이면 족하다. 계속해서 패배주의에 젖은 감성으로 소설을 읽고 현실을 살아가는 것은 꽤 지겨운 일이다. 우울한 날들은 우울한 날들일 뿐이다.
그래서 최근에 읽은 소설은, 뭐 얼마 되지도 않지만 아직도 여전히 사라마구가 제일이다.
아, 정말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을 뿐이다. 역시 고전을 읽어야만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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