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해. 모든 일들은 마치 상자의 한 면 같고 나는 그 안에 갇혀 있는 것 같다. 한가지 사태를 만나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또 다른 사태가 있고 그것을 피하려고 고개를 돌리면 또 다른 사태가 있다. 그걸 다시 피하려고 고개를 돌리면 어김없이 처음 그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나쁜 일들이라고 규정하기에는 너무 일상적인 일들이고 너무 일상적인 일들이라고 무마하기에는 내 처리 능력에 한계가 있다. 우울해, 우울해. * 나의 절친한 친구의 안내견 호수가 내일 모레면 은퇴를 하게 된다. 친구의 손발이 되어 주었던 호수 녀석, 이제는 좀 쉴 수 있겠구나. 식당의 테이블 밑에서 음식도 먹지 않고 기다리던, 배변도 정해진 시간에만, 호기심의 본능도 억제해버린, 사람보다 나았던, 사람보다 더 훌륭했었던 녀석이다. 자..
언어철학자인 존슨과 레이코프는 사람들은 시간을 흐름에 비유한다고 설명했다. 시간을 흘러가지 않는다고 인식하면 시간은 어떻게 존재하는 것일까. 시간은 어디가로부터 흘러와서 어딘가로 흘러간다. 우리는 그 흐름에 던져져 있고, 그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사라져간다. 최근 나는 이 비유를 피해보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인식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 시간은 어떻게 존재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은 오히려 흐름에 대한 인식의 일반적 확고함만을 확인할 뿐이다. 이런 생각은 결국 어떤 특정한 불안증으로까지 이어진다. 사실 나는 최근 몇 년 동안 11월이 되면 어김없이 초조해진다. 11월이 되면 12월의 마지막 모임을 결정하고 약속을 잡고 식당을 예약하거나, 겨울 여행을 계획하는 등의 일을 하는 12월에 기생하는 달처럼..
룸메와 함께 요즘 베르그손의 물질과 기억을 강독하고 있다. 얼마전 친구가 공개해준 포드 캐스트 덕분에 이런 저런 철학 오디오 북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항상 한국어 자료는 없는게 안타깝고 영어가 딸려 그 많은 자료를 다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고. 뭐, 그렇다. 공부하면서 오며가며 복습차원에서 다시 들을 수도 있을 것 같고 해서 녹음을 하였는데 다른 사람들도 활용하면 좋을 듯 싶고...... 특히 오랫동안 맹학교에서 책을 읽어 녹음하는 봉사를 했었는데, 이왕 소리내서 읽는 김에 텍스트 자료에 접근하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자료로도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질과 기억 책의 내용도 재미있지만 소리내 읽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위 그림은 블랑슈가 그린 베르그손의 그림. 베르그손은 우리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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