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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뒤면 나의 새로운 룸메이트가 될 녀석을 위해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을 피아노로 치며 노래를 부르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이 곡이 추모곡이 되어 버렸다. 나의 두 번째 룸메이트가 음악을 하고 싶다고 하면 - 나는 내가 클래식을 했으니 피아노를 한다면 나는 정말 좋은 조력가 내지는 조언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니, 나의 첫 번째 룸메이트는 클래식보다는 대중음악을 하는 게 더 좋은데..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만약 정말 나의 두 번째 룸메이트가 음악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것도 대중음악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적어도 마이클 잭슨 정도는 해야지, 마이클 잭슨, 마돈나, 너바나 정도는 해야지. 내가 요즘 미친 듯이 오프 스프링을 듣고 있지만, 가수를 하려면 마이클 잭슨 정도는 해야지, 라며 두 번째 룸메이트를 위해 빌리진을 연습하고 있었건만.
나의 첫 번째 룸메이트는 마이클 잭슨이 죽은 날 하루 종일 마이클 잭슨 베스트를 들으며 우울에 빠져들었고, 나는 하루 종일 빌리진을 노래 부르면서, 3살짜리 아기가 빌리진을 부르며, 것도 the kid is not my son,이라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는 건 너무 웃기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죽었는데, 이렇게 슬픈 걸까. 나의 첫 번째 룸메이트는 동네 강아지만 죽어도 슬픈 거라고. 그런데, 정말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죽은 건 맞는 걸까. 나는 왜 누군가가 죽었을 때만 블로그에 글을 쓰는 걸까. 왜 그렇게 마이클 잭슨의 삶은 불행했을까.
후줄근하고 더러운 팬티를 입으면 혹시라도 사고를 당했을 때 얼마나 창피할까, 생각하는 사람들처럼 마이클 잭슨이 죽으니 그의 얼굴, 그의 코, 그의 머리카락, 그의 피부 등이 부끄럽게 드러나지만.
사실 죽음은 그보다 더한 진실을 들여다보게 한다. 과거는 잊혀지고 현재는 함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죽음은 유일한 진실과 기억의 시간. 숨겨두었던 비밀들이 드러나고, 숨겨두었던 돈도, 사랑도 모두가 드러나는 진실의 시간.
시대를 풍미했던 한 가수가 죽은 것에 대해 무엇을 추모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슬픔은 슬픔이고, 불행은 불행이다. 사실, 추모는 인간적인 죽음에 보다 위대한 가수에게 붙여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의 죽음에는 응당 추모가 따라붙어야 하겠지만, 슬픔은 슬픔이고, 불행은 불행이다.
헤럴드 트리뷴에 마이클 잭슨의 죽음은 일면과 이면에 실렸던데, 그 누구의 죽음이 이 국제 신문의 일면과 이면을 장식할 수 있을까.
빌리진을 더욱 열심히 연습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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