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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an's story

해프닝

지.리 2009. 4. 15. 18:00

임신 소식은 하나의 해프닝 같았다.

약 3주 동안 음식 냄새는 커녕, 음식에 대한 상상만으로도 속이 뒤집힐것 같았었는데
이제는 아주 피곤하거나, 공복이 아니면 꽤 아무렇지도 않은 상태가 되었다.
친구들에게 나의 소식은 어차피 하나의 해프닝으로 느껴질 것이고
뭐가 뭔지 사실, 바뀐 사실들은 없기 때문에
그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한참 바쁜 일은 어제로 끝이 났고
연애 상담으로 열을 올렸던 친구녀석은 
이제 생활이 안정되어가고 있는지, 더 이상의 sos는 없고,
특별히 맡은 일도 이제는 없기 때문에
무료하고, 외로운 일상이 다시 시작되었다.

울렁거리는 일들이 줄어들면서
임신에 대한 자각이 줄어들었지만
대신 나는 이제 취직도 못하고, 박사 시험도 못보는 상황인지라,
놀랍고 신기한 경험의 일상에서
할일은 없으면서, 수입도 없는
무기력하고 무능한 일상으로의 변환을 
진정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모든 해프닝이 마무리가 되자
봄꽃은 모두 져버렸다.

일단, 모든 무기력함은 그 때문이라고 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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