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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2010 / 미국,영국)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타나베 켄,조셉 고든-레빗,마리안 꼬띠아르,엘렌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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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자평

the cell의 아이디어에 솔라리스의 캐릭터를 매트릭스에 심다.
영상은 더 셀에 미치지 못하고
캐릭터는 솔라리스만큼 섬세하지 못하고
영화 안의 철학은 매트릭스만 못하다.
그러나
이 세 영화를 나름대로 뛰어 넘어 새로운 21세기 영화를 진정으로 만들어내다.


2.

놀라운 실사의 힘
20세기에나 했을 법한 사진 오려붙이기의 기술, 정도의 합성만으로
이런 영화를 찍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엄청난 자본이 투입될 수 있는가?


이 영화는 그 무엇보다도 현재의 영화 산업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초절정의 자본주의에 가장 현실감없는 상상력이 결합하는
예술, 혹은 산업.

CG는 돈이 들지만,
사실 CG는 가장 저렴한 형태의 영화 제작 방식이다.
CG를 사용하지 않고 같은 장면을 찍을 것을 상상해보라.

그러나 이 영화는 그것을 하고 있다.
dark night를 기억한다면
-물론 놀란은 베트맨 비긴즈도 만들었다. 실사에 가까운, 현실로 떨어져버린 만화속 캐릭터는 배트맨 시리즈의 새로운 감독의 야심찬 도전이었지만 사실 실패에 가까웠다. 그러나 다크 나이트는 어떠했는가. 그것을 완벽하게, 비판자들을 조롱하듯이 성공하지 않았던가. 그럼으로써 배트맨은 사실 가장 현실속의 실재 사람들과 닮아 있는 캐릭터-그는 히어로로서 가진 힘이 없다. 그는 날지 못한다. 단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뿐이다. 과학이 발달한다고 해서 스파이더맨이 나올 수 있을까? 슈퍼맨이 나올 수 있을까? 그러나 배트맨은 현실가능성이 있다. 그런 맥락에서 다크 나이트는 진정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의 의미을 제대로 짚은 것이었다.

다크 나이트의 성공을 지켜보면서
나는 놀란의 다음 작품이 진정 실사에 가까운 블록버스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CG에 질렸고, CG를 보려면 아예 아바타와 같은 애니매이션을 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에서 다크 나이트의 성공은 그에게 의미 깊었을 것이다.

예상대로 놀란의 새로운 영화는
완전 실사였다.
합성을 최소화하면서 아이디어로 장면을 하나하나를 설계하고
그것들을 부숴나갔다.

아, 지금 이 시점에서 이보다 더 뛰어난 영화를 누가 찍을 수 있을까.


3.

이 영화의 액션은 형편없었다.
홍콩의 액션 인력들이 헐리우드로 유입되고 빠르고 섬세한 액션이 미국 영화에서 흘러넘친지 십년이 지났다.
이 영화는 둔탁한 액션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 액션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게 만들어버렸다.
액션을 장악하며 능수능란하게 시간을 조절하는 슬로우 모션은 싸움 장면에서 사용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홍콩식 액션과 편집은 인셉션에 도달해서는 철학이 되어버렸다.

영화의 러닝타임 전체를 만들어내고,
액션을 화려하고 아름답게 보여주는 장치로서의 슬로우모션 뿐만이 아니라
영화 자체, 영화에 대한 고민 자체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사실 놀란의 인섬니아를 보면 클로즈업이 굉장히 문학적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클로즈업과 아주 느린 슬로우모션이 적절하게 이용되면서 꿈의 시간 지연 현상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을 뿐더러 상대적 시간의 표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를 지배하게 만들었다.

영화의 형식과 내용, 표현 방식이 모두 하나로 이어져 빙글빙글 돌고 있다.
그러므로 그 누구도 이 중 한가지를 차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들은 결국 하나이므로 그 중 하나를 빼낸다면 결국 균형에 균열이 가고 파괴될 것이기 때문이다.


4. 
영화는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그 내용은 간단하다.
무의식과 꿈의 이야기는 예술에서는 너무도 많이 반복되어서
지겨워도 너무 지겨워졌을 법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살짝 '생각의 씨'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은유와 개념에 대해 연구한 조지 레이코프가 잠깐 등장하지만
이 '은유의 확장'에 대한 이야기는 엄청나게 대중적인 조지 레이코프의 이론
보다도 훨씬 더 간단하고, 사실 그 이론을 참고했다고 말하기도 뭐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이야기 구성 방식은
정말로 자유의지를 갖고 있는 인간을 만들어낸 신처럼,
또한 영화 속에서 생각의 씨가 심어진 후 그 이후를 예측할 수 없는 것처럼
자유롭고, 흥미로우며, 예측을 거부한다.

모든 것을 예상할 수는 있는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이것이 가장 좋은 이야기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에 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p.s 1. 정말 오랜만에 혼자 영화를 보러 갔다 왔다.
혼자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이 이렇게 즐거웠던 일이었던가.

좌석이 별로 좋지않아 빈 좌석으로 옮겨 앉아 영화를 보았는데
옆에 있던 남학생(?)도 혼자 온듯 했다.
영화를 보는 중간중간 힐끔거리다가 엔딩크리딧이 올라가자
뭐라고 말을 하려다 말고, 하려다 말고, 하려다 말고 그러더니 나가버렸다.
나한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상상은 내 맘대로.


2. 오늘 처음으로 48kg찍었다.
집에서는 염장지르기 놀이를 한다.
애 낳는다고 왜 뚱뚱해져.
애 낳고나면 살이 저절로 쭉쭉 빠지는데.

그도그럴것이 엄청 많이 먹는데도 천천히조금씩 살이 빠진다.

임신했을때는 몸이 망가질까봐 걱정했는데
모든 임산부들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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