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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사람 많은 곳, 특히 도서관이나 극장 이런 곳들 다니는 걸 너무 싫어하신다. 신종 플루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초에 미리 패키지로 끊어 놓은 공연들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해서
도서관만은 안다니고 있다.
사실 도서관처럼 사람 적은 곳이 없기는 하다만, 엄마가 너무 걱정을 하는 바람에, 엄마를 안심시켜드리기 위해 도서관을 다니는 일은 조금 피하고 있는데
(사실 배가 불러서 학교를 나가는 일이 조금 민망하기는 하다. 학교에서 임산부들을 종종 마주치기는 하지만, 학생들의 눈초리가 좀 신경이 쓰이기는 한다. 학교에서는 정말로, 쟤 일저지른거야?? 하는 눈빛이다. 그러나 뭐~ 내가 어려보여서 그런거라고 위로하고 있다. -_-;;;;)

그래서 대안을 찾은 것이 미술관인데
혼자 한들거리고 나다니기 좋고, 재미도 있으니 엄마도 안심하고, 나는 걸으면서 운동하고, 지루하지 않으니 좋다.

그런데, 문제는 볼만한 전시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리움이나 국립현대 미술관 같은 곳의 상설 전시야 몇번 씩 보아도 그렇다고 치지만,
더 정확하게 말하면 상설 전시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의 전시물을 갖고 있는 미술관도 손으로 꼽으니
정말 갈 곳이 없다.

모두 대형 기획전이고, 대형 기획전은 사람들만 바글바글 할 뿐만 아니라
제값을 못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외국 여행에서 미술관을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외국 유명 미술관과 비슷한 입장료로 이미 너무 익숙한 작품을,
겨우 한 두개 보기 위해 그 인파를 뚫어야 하는 일을 쉽게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 한겨레에서 줄기차게 광고를 하고 있는 사라 문 전시만 하더라도 그렇다.
2006년엔가 대림 미술관에서 사라 문 전시를 했을 때는 입장료가 얼마였던가.

지금은 입장료 8000원에 홀 하나, 작품들은 다닥다닥 붙여 놓아 여운도 주지 않았을 뿐더러,
무엇보다도 복제가 되는 사진전에 백 수십점의 회화 작품을 전시한 전시회와 가격이 비슷하다는 것은 용납하기가 힘들다.

이렇게 대형전이 성행하기 전만 하더라도 사진의 여러가지 특성상, 유명 회화 보다는 입장료가 조금은 저렴한 것이 상식이었다. 그런데 엄청난 광고비를 쏟아 부으면서 고작 사진 몇 점만을 걸어 놓고,
게다가 어마어마한 사진 작가도 아닌, 이런 전시를 왜 그렇게 비싼 입장료를 받는가.
관람객의 입장에서 왜 그렇게 비싼 돈을 치뤄야 하는가.

게다가, 지금 예술의 전당에서 하고 있는 또다른 사진전, <<20세기 사진 거장전>>은 어떤가.
정말 큐레이터가 싸이코로 정말로 병신같은 배치로 사람을 환장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작가들이 유명하기로서니, 자기 마음대로 주제를 정해, 이 사람 저 사람 작품들을 마구마구 섞어
작가의 의도를 훼손하여 놓았다.
두명의 사람을 찍은 사진들만 섞어서 놓아두었다든지, 사진에 원이 있으면 그 사진들만 모아 두었다든지 하는 식이었다.
작가, 작품 연도, 주제, 의도, 사진 발표의 의미 등등은 깡그리 무시해 놓았다.
작가도 몇 작가 안되면서 엄청나게 헛갈리게 작품을 열거해 놓고, 마치
"어때,, 이렇게 모아두니까 재미있지? 나의 창작적 배치가 어때??"
라고 하는 것 같았다.

만약 그런 창작을 하고 싶다면, 니가 작품을 해야지. 이 싸이코야.
어디, 큐레이터 주제에, 남의 작품을 손을 대.
이건, 출판사 교정 보는 시다가 10판 기념으로 목차를 좀 뒤집어 놓아봐야겠다,며
소설의 플롯을 뒤섞어 놓는 것과 똑같이 몰상식한 미친 짓이었다.\


아, 그래서 결론은...
다닐만한 전시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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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라문의 사진들은 정리해 보련다.
이 조악한 조명이 만들어내는 회화적 효과가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않던가.





샤넬




이세이 미야케



이세이 미야케

: 이세이 미야케 좀 슬프겠다. 주름이 하나도 안나오면.. ^^;;

















--> 인터넷에 사라문의 사진이라고 떠돌고는 있으나 확실치 않음.









모델 출신의 프랑스 사진 작가.
여러군데에서 주목을 많이 받고는 있다만, 나는 그냥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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