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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는 투병중인 아버지를 보러 갔다.
전염병은 여전히 온 나라를 지배하고 있다.
독일은 코로나 전염 초반부터 나이든 어른들을 찾아가는 것을 아예 금지시켰다던데.

나는 그리스 시대의 전염병에 대해 읽는다.
다니엘 디포, 카뮈, 메리 셀리, 필립 로스
전염병에 대해 쓴 모든 작가들이 이제는 더 이상 신선하지 않아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넘어갔다.
2월달에는 한참 스페인 독감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제는 벚꽃 이야기만 한다.
이처럼 봄날 한철의 꽃에 집착했던 적이 있었던가.
다른 때 같았으면 꽃놀이에 관심도 없었을 거면서.
꽃은 에로스와 타나토스
죽음을 위해 달려가는, 그 순간의 광기이다.
삶과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이런 순간 삶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직 죽음만이, 죽어가는 것들만이
죽음 직전에 피어오르는 꽃만이 보인다.

전염병의 시대, 나는 무엇을 써야 하나.
정말로 나는 무엇을 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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