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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종종 예술가의 비극적인 실제 삶에 대해 많이 이야기들 하지만 사실 위대한 작가들은 그리 비극적인 삶을 살지는 않았다. 그들이 비극적으로 보이는 것은 시대의 부조리를 면면히 밝히고 그걸 맞닥뜨려 까발겼기 때문이다. 심지어 요절한 작가조차 그다지, 정말로 불행했던 사람은 많지 않다. 우울함이 그들의 삶을 짓이길 때 그들의 작품은 우울한 아름다움으로 빛날 수 있겠으나 그것은 결코 지속될 수 없다. 우울에 함몰되는 순간 예술가들은 오직 자신의 죽음으로써만으로 응답했다. 오직 밝음만이 비극을 다룰 수 있는 힘을 준다. 멈추지 않는 희망, 삶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 멈추지 않는 사랑이야말로 비극 앞에 서서 그것을 직면하고 그것을 파헤치며 그것을 녹여내는 힘을 줄 수 있다. 비극이라는 어마어마한 고통의 열기 속에서 녹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그것 뿐이다.


나에게 선배는 존재하지 않듯 후배도 그러하다. 내게는 내가 가르치거나 본보기를 보일 수 있는 사람이 없고, 또한 나는 그런 감이 되지 못한다. 이 문장에 "아직"이라는 말을 덧붙이지 않음을 인지해주기 바란다. 나는 보잘것 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하고 그 무언가에 대한 만족감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후배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내게는 친구만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내게 조언을 구한다면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단 한가지 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너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라,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사랑받으라. 한 사람과 미친듯이 행복하라. 그 사랑과 행복 속에서 거대한 거절과 차별과 부당한 대우들 앞에 설 힘을 얻으라. 그들의 사랑을 쥐고 무시무시한 괴물같은 공포를 견디라. 그 공포와의 싸움에서, 결국에는 좌절할 수 밖에 없는 그 뻔한 결론 앞에서, 다리가 부러져도 무릎꿇지 말고 목이 부러져도 고개를 숙이지 말라. 지켜야할 사랑을 감싸고 부러진 다리로 일어서서 부러진 목으로 외쳐라. 너의 가녀린 행복이 꺼지지 않게 끝까지 지켜라. 그게 없다면 너는 세계의 암울에 파먹혀 죽게 될 것이다.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더 정확하게는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다.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희망에 차 있을 것이다. 그것으로 굴복과 좌절을 조롱하며 어둠 앞에 설 것이다. 죽지 않을 것이다. 죽을 수 없다. 결코 그럴 수 없다. 결코.


이것으로 다음년을 살아야겠다.


facebook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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