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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생각들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존 브록만 (갤리온,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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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형태: 팔았음

생명의 목적은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이다.

스콧 샘슨 

p. 130

생명, 즉 생물권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열의 흐름을 통해 에너지를 분산하고, 이를 통해 끊임없이 평형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열역학 제2법칙)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흔히 생명의 복잡성은 열역학 제2법칙에 위배된다는 말을 많이 해왔다. 생명은 신이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자연 과정을 오해 출현했기 때문에 열역학 제2법칙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생명의 진화와 생태계의 역학은 주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제2법칙의 명령을 따른다. 이들은 숲을 태우는 불처럼 확 타올랐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화학 에너지를 저장하고 태양의 경사solar gradient를 쉼없이 줄이는 차분하고 안정된 대사 주기를 따른다.

...(중략)...
엄밀하게 말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유기체는 변형된 햇빛, 즉 햇빛이 변화한 것이다. 그리고 에너지의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그 흐름이 거쳐 가는 중간 기착지에 불과하다.

p. 131

생태학은 “에너지는 흐르고, 물질은 순환한다”는 간결한 말로 요약되었다. 게다가 이 일반 원칙은 비생물체의 복잡한 시스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사실 그것은 생물권을 물리 세계와 결합시킨다. 물질의 복잡하고, 순환하고 소용돌이치는 시스템은 점점 더 에너지 경사 속으로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는 이 현상들은 생명 기원의 배후에서, 생명을 탄생시키는 힘이 되어왔는지도 모른다.  

생명을 에너지의 흐름으로 보는 것은 심원한 개념이다. 다윈이 인간을, 인간이 아닌 것의 세계와 근본적인 수준에서 결합시킨 것처럼 열역학의 관점은 생명을 비생물체 세계와 단단하게 결합시킨다. ...(중략)... p. 132 생명의 놀랄만한 다양성과 복잡성은 지적인 설계자(신)의 창조물이 아니라, 물질세계에서의 에너지 흐름과 본질적으로 연결된, 자연현상일 뿐인 것이다.

더구나 진화는 수천 년을 통해 증식하는 이기적인 유전자의 음모에 의해 추진되지 않았다. 오히려 생태학과 진화는 함께 작용하면서, 우리와 가장 가까운 별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사gradient를 가장 성공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줄여오고 있다. 내가 보기엔 지구와 공기, 물, 생명은 에너지의 흐름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물질을 순환시키는 과정에서 서로 연결돼 있을 뿐 아니라, 서로 독립적이기도 하다는 것을 연구자들이 완전히 이해하게 될 때, 진화론(생명의 공통된 조상이 누구냐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니라, 과정으로서의 진화)과 생물학은 큰 진전을 보이게 될 것이다.)

-> 사실 별로 새로운 생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열역학 2법칙을 배우면서 생태계의 구조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열역학 제2법칙을 진화론 자체에 적용하는 것에는 다소 생소하다고 생각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우리는 진화론을 우리의 조상을 찾는 것에만 급급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진화론은 조상을 찾는 것보다도 일종의 과정을 이해하고 환경과 생물종간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에 더 촛점이 맞아야 한다. 이러한 진화의 과정에 개입하는 것이 무엇이며 유전자는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러한 생각은 매우 의미 깊으며 관련된 것들을 공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전문>
p. 140

플루토늄을 이해하고 있다는 착각
제레미 번스타인 

최근 내 머릿속에 떠오른 가장 위험한 생각은, 우리가 플루토늄을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플루토늄은 주기율표에서 가장 복잡한 원소이다. 플루토늄은 실내 온도와 녹는점 사이에서 무려 서로 다른 6개의 결정 모양을 가지고 있다. 플루토늄은 수증기로 둘러싸인 환경에서도 자연발생적으로 불이 붙는다. 그리고 사람이 아주 적은 양을 들이마시기라도 한다면, 폐암으로 사망할 수 있다.

플루토늄은 핵무기를 폭발시킬 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원소이다. 핵무기에 내장된 단지pits안에서 플루토늄은 갈륨과 결합해 합금이 된p.141다. 그러나 아무도 어떤 과정을 통해 갈륨과 결합해 합금이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 합금이 얼마나 안정적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확신을 못한다.

플루토늄이 들어 있는 수없이 많은 핵무기가 지구 곳곳에 분포한지도 수십 년이 지났다. 핵무기 속의 플루토늄이 들어 있는 ‘단지’가 수십 년간 안전한 상태를 유지해왔고, 따라서 앞으로도 무한히 안전하게 저장될 것이라고 믿는 것, 그것이야말로 위험한 생각이다.

-=> 내용이 충격적이어서 기록해 둔다.






p.s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있기 때문에 필요 없는 책들을 한 두권씩 팔려고 내 놓고 있다. 알라딘 중고책 판매샵을 애용하고 있는데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책들은 안팔리고, 너무 재미없다고 생각해서 친구한테 주지도 못한 책은 팔려버렸다.
참, 신기하지.

이 책도 조만간 내 놓으려고 조금씩 정리하고 있다.

난 이 책을 화장실에 갈 때마다 읽었었는데, 진지하지만 매우 짧고 아주아주 쉽다. 게다가 여러 석학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돈이 아쉽기는 하지만, 팔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누구한테든 선물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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