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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달, 해, 달,
그리고 다시 해.
나는 요즘 나이에 민감해져 있다.
20살 이후로 나이는 세어보지 않고 있다가
몇년전 한번 놀라고
올해 한번 놀랐다.
내 앞으로 재산이 생겼기 때문에
재산세를 확인하러 동사무서에 갔더니
날더러 "어머니"라고 불렀고
화들짝 놀라하는 내 표정을 보고
동사무서 직원이 "선생님"으로 호칭을 바꾸어주었다.
보호가 필요한 젊은이들은 웬만해서는 자기 재산을 갖지 않는다나.
이래저래 놀래는 것을 보니
나는 아직 나이를 먹지는 않았나 보다.
아줌마도, 어머니도, 할머니도 모두 낯선 나이라는 거,
이 모든 게 아직이라는 거,
나에게 그런 호칭에 대한 관용이 없다는 거,
모두 다 부끄럽다.
*
가끔, 작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사람이 크지 않은 것을 확인할 때
고통스럽다.
왜 너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지,
왜 너는 그것을 알지 못하는지,
왜 너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지,
왜 너는 알려고 하지 않는지,
세상에는 너와 내가 있고
나에게는 너와 내가 우리가 될 때까지의 관용이 있었다.
누구는 그걸 열정이라고 불렀고
누구는 그걸 사랑이라고 불렀고
누구는 그걸 젊음이라고 불렀다.
그러면 이제 나는
열정도 사랑도 젊음도 없나보다.
*
사람들에게 내가 몇 살처럼 보이냐고 물어보고 싶다.
그런데 나는 내가 몇 살처럼 보여야 만족하는 것일까.
그게, 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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