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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의 자료들을 살펴보면 국영시장을 제외한 시장이 약 70개 정도로 보이는데, 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5일장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1880년, 일본이 상인들이 조선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약간씩 타격을 입는 것처럼 보인다. 조선 상권은 청일 전쟁 이후에는 그 영향력을 형편없이 잃어가기 시작하는데 일본 상인들이 일본군의 보호아래 철도를 거점으로 상설 상점들을 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점점 법인화되는 과정을 거쳐 근대식의 시장이 되어가는데, 여기서 근대식이라고 하는 것은 도매와 소매가 철저하게 분리되고 관의 허가제로 바꾸어 품목들을 한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조선의 상인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잃고 불법 노점상이 되어 순사들의 단속을 받게 되는데, 이들이 몰락하면서 도시 빈민층을 형성하게 된다. 이들은 결국 자신의 장사터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유랑하면서 장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는 지금의 노점상들과 매우 흡사하다.
1920년대는 그야말로 백화점 시대의 도래라고 할 수 있다. 1927년 미쯔코시(삼월)백화점이 생긴 이후로(지금의 신세계 백화점 자리이다.) 미나카이 백화점, 히로다 백화점, 조지야(후에 미도파 백화점이 됨)백화점 등 줄줄이 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인근 상권은 일본인 상점들의 쇼윈도로 들어차기 시작했고, 이 거리에서 모딴 걸, 모딴 뽀이들은 아이스컵픠를 마셨다. 당시 유행하던 냉면을 묘사하는 말들을 많으나 의외로 아이스컵픠를 묘사하는 말은 쉽게 찾지 못했는데, 1930년 7월 16일자 조선일보 '세태만평 1930년 여름'에 "아이스고히가 다이스키, 다이스키요!"라고 말하는 조선 남녀들을 한탄하는 대목이 나온다. ...
방문판매가 주류를 이루던 조선의 쇼핑 문화에 이런 쇼핑거리와 백화점은 엄청난 생활의 변화를 만들어 나갔고, 백화점의 대폭탄 세일로, 토종 상권들은 처참하게 무너져갔다.
+사진은 1920년대 일본 간판으로 도배하다시피 한 충무로의 모습.
+ 이런저런 생각은 많지만, 식민지와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해 이야기 하는게 가장 중요한 핵심이 아니라고 느낀다. 더 큰 문제는 근대화 그 자체이며, 근대적 자본주의 형성 과정의 문제이다. 현 한국은 누군가의 식민지가 아니지 않은가. 미제국주의를 끌어들여 글로벌라이제이션과 포스트 콜로니얼니즘을 이야기 하기보다,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한다.
-<레드 슈즈> 작가 노트 1-
p.s 지금 안쓰면 영원히 안쓸 것 같아 남겨 놓는다. 늘 잊곤한다. 사랑이 지난 후에는 아무 것도 소용 없음을. 사랑할 수 있을 때 마음껏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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