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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으로 대우 받지 못하고 수단으로 대우 받을 때
우리의 불쾌함은 마땅할 것이다.
특히 돈이라는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우 받는다면 더욱 그러하다.
가게에 들어오는 머릿수를 단순하게 돈으로 환산하는 가게 주인은
그들이 먹는 음식에 무슨짓을 할지 모른다.
그저 머릿수는 돈이기 때문에 먹다 남은 음식을 재활용해도,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조리해 내 놓아도
상관없다.
왜냐하면 가게 주인은 '머릿수'들의 건강을 지키거나, 그들의 입맛을 책임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머릿수'들은 '그저 '머릿수'들일 뿐이다.
그런데 반대로,
돈을 거절하는 가게 주인도 고객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돈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인은 아마도 한적한 시골에서 평화와 안위와 사랑을 만끽하며 그것에 어울릴만한 수입을
적절하게, 적절하게 계산했을 것이다.
수입이 많으면 그들의 평화와 안위를 반납해야 할 것이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므로 그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수준을 정교하게 계산하고, 그것에 맞게 생활을 만들어 나가고 가게를 운영할 원칙을 세웠을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그들은 적절한 수준에서 손님을 거절할 권리를 내세웠을 것이다.
물론, 두 부부가 함께, 돈에 매달리지 않고
그들의 사랑과 행복을 위해 나란히 식사할 시간을 가지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런 소소한 행복을 지키기 위해 가게의 문을 닫고 손님을 거절하는 것 역시 아름다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는 지점이 있다.
바닷바람이 몹시 세고, 어둡고, 주변에 다른 곳은 별로 없는 까페
그곳에 가기 위해 먼길을 걸은 여행객이 마침내 그곳에 도착했을 때
주인들은 식사 중이었다.
여행객들은 문이 잠겨 있음을 확인하고, 안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던 손님들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손님들은 주인이 식사중임을 밝히고, 주인이 절대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했음을 밝혔다.
밖은 너무 추웠고,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는, 가로등마저 멀리 떨어져 있는 그곳에서
밖이 너무 추우니 잠깐 문을 열어주면 안되겠냐는 부탁을, 손님들은 주인을 핑계로 냉혹하게 거절했다.
(따듯한 곳에서 몸을 녹이며, 창밖의 다른 손님들을 보고 있었던 그 손님들은 가엽게도 그 순간 주인의 개로 전락했다.)
다른 곳으로 갈 수 없는 여행객들은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문을 열어달라고 부탁했고,
잠시 후 주인이 나와 문을 열어 주었다.
그 순간 여행객들은 그저 돈으로 전락했다.
여행객들은 주인이 그들의 행복을 위해 반납한 돈이었을 뿐이었다.
추위에 떨고, 몸을 녹일 곳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돈이라는 물질 이상은 아니었다.
그 누구도 아무도 없는 저녁, 어둑컴컴한 골목에, 다른 곳으로는 갈 수 없는
추위에 떨고 있었던 이들에게 문을 잠그지는 못할 것이다.
그것이 한낱 물질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정말, 제주에서는 드문 일이다.
제주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그러지 않을텐데.
주인댁들의 서울 말투가
그저 서울서 배웠을 야박함이 그들의 이기적 편협함, 협소한 개인주의의 발로였을지도 모른다는
전형적인 유추를 하게 한다.
협재와 금릉 근처에 커피숍다운 커피숍이 하나 생겨
몇번 애용했었는데,
오늘,
완전히 맘 상했다.
릴리스토리
leeleestory
그래도, 또 가겠지?
커피, 참을 수 있을까?
하아- leelee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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