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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들은 너무나 즐겁고, 어떤 일들은 너무나 슬프고, 어떤 일들은 너무나 화가 난다.
그러나 너무나 즐거워하고 슬퍼하고 화내는 일은 금지다.

*

아주 애매모호한 감수성이기는 하지만
나는 여전히 비루하다.
몇 년 뒤가 되면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을 것이고, 어떤 호칭으로 불리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처음 그 어딘가로향해 발을 내딪기 시작했을 때 느꼈던 그 비루함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나 스스로에게 만족스럽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으로 불리기 원하는가.
아니, 나는 나 스스로를 무엇으로 규정할 것인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이미 완성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갈길이 너무 길고, 멀다.

*

왜 모든 평화는 후퇴를 점지하는가.
만족은 왜 나약한 것인가.
왜 그 모든 따듯함이 평가절하되고 퇴색되어야 하는가.
머물러 있는 것이 왜 뒤쳐지는 것인가.
아름답지 않은 것들이 왜 아름다워야 하는가.

모든 의미들은 너무 복잡하고,
그래서 더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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