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남은 위대한 작가의 작품을 각색해야 한다면 그것은 그 작가와 맞장을 뜨는 것을 의미한다. 각색 자체가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나 경이로움을 표현하는 장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존경심을 표현하고 싶다면 그저 리뷰나 평론으로 족하다. 명작이 다시 내 손을 거쳐야 한다면 그것은 나의 작가성이 그의 작가성과 싸우고 논쟁하고 화해하고 다시 싸워야 한다. 내 이름을 통해 그가 다시 해석되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가 완전히 다시 태어나야 한다. 상대는 전 역사를 통틀어 남은 손가락으로 꼽는 작가이다. 그러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는 손해볼 것이 없다. 내가 맞장을 떠서 진다한들 위대한 작가의 위대성은 손상되지 않고 내가 그 맞장 안에서 무언가 남겼다면 그것으로 무한한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내가..
사람들은 종종 예술가의 비극적인 실제 삶에 대해 많이 이야기들 하지만 사실 위대한 작가들은 그리 비극적인 삶을 살지는 않았다. 그들이 비극적으로 보이는 것은 시대의 부조리를 면면히 밝히고 그걸 맞닥뜨려 까발겼기 때문이다. 심지어 요절한 작가조차 그다지, 정말로 불행했던 사람은 많지 않다. 우울함이 그들의 삶을 짓이길 때 그들의 작품은 우울한 아름다움으로 빛날 수 있겠으나 그것은 결코 지속될 수 없다. 우울에 함몰되는 순간 예술가들은 오직 자신의 죽음으로써만으로 응답했다. 오직 밝음만이 비극을 다룰 수 있는 힘을 준다. 멈추지 않는 희망, 삶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 멈추지 않는 사랑이야말로 비극 앞에 서서 그것을 직면하고 그것을 파헤치며 그것을 녹여내는 힘을 줄 수 있다. 비극이라는 어마어마한 고통의 열기..
1. 레드 슈즈에는 "화장사"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일제 시대에 우리나라에 화장사라는 직업이 존재하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화장사라는 말이 있었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그러면 화장사는 직업이 아니냐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라고 대답해야 한다. 연예인에게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화장을 해 주는 것이 요즘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아마 [레드 슈즈]에 화장사가 등장하는 장면이 낯설어 보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제까지 그 누구도 "화장사"에 대해 질문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사실 관계를 따지자면 무용수인 혜인이 화장사에게 화장을 받는 장면은 참으로 어색하기 짝이 없는 장면이다. 당신의 연예인들은 자신의 화장을 본인이 했기 때문이다. 화장사라는 직업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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