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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를 기록하는 도구는 다양하므로 특정한 도구를 편애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로라하는 문구 광팬이자, 문구와 정반대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는 컴퓨터가 없으면 못 사는 사람이기도 하다. 만연필도 워드프로세서도 나에게는 소중한 도구다. 그렇다면 이것들은 나에게 어떤 존재이자 의미일까.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커뮤니케이션 툴로서의 존재다.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대중화되고 영화와 그림, 음악 등도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정보’라는 표현을 통해 여러 가지 새로운 현상과 도구가 나타난다. 그러나 디지털은 그림자와 같다. 일정한 시점에서 일정한 규칙으로 자료를 분석하여 숫자로 옮긴 것, 즉 아무리 정밀도를 높여도 동일하게 표현하기는 커녕, 해당 시점 외의 정부는 잘라내기 때문에 정보로서는 무척 빈약하다. 컴퓨터 중심의 디지털 툴은 언뜻 만능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취급하는 정보는 우리 주변을 구성하는 현상 중 극히 한정된 부분이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궁극의 문구 - 매일매일 책상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일상 문구 카탈로그

다카바타케 마사유키, 김보화 역, BW,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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