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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이님이 학교에서 이걸 봤다고 하면서 내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는다. 이럴 때는 기분이 이상해진다. 쪼그마한 꼬맹이님의 독서는 거침이없다. 얜 나보다 더해, 이런 말이 시시때때로 나온다.
책의 내용은 매우 소소하고, 매우 역사적이다. 기술된 2차 문헌 말고, 추후 평가 말고 1차적 자기 인식이 있는 글들을 최근 원하고 있었다. 아주 마음에 든다. 드물게 표지도 마음에 든다. 100년전 명소에서 유명인 커플들이 찍은 흑백사진을 최근 유독 많이 보았다. 그런 것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좋다.
사랑하는 어느 한 남녀가 있고, 그들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자라 결혼을 해서 다시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사랑하는 그 남녀들의 이야기를 정리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진다.
나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중이다.
하는 일들이 엉망진창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 투성이다. 그것으로부터 생활비가 나오지 않고, 나의 돈을 써서 지탱하는 것도 사실 매우 못마땅하다. 글을 남기는 일은 비밀 서랍안에 일기장에 쓰든, 수첩에 기록하든, 블로그에 기록을 하든 마찬가지다. 언젠가 누군가는 본다는 것. 다만 그것이 당장 오늘 저녁이냐, 한달 뒤 누군가에게이냐, 내가 죽고 난 다음이냐의 문제일 뿐이다. 그런 의미라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는 글을 잘 못쓰겠다. 당장 이해 관계가 얽힌 사람들이 나의 심기를 읽으려고 하고, 눈치를 보며, 내가 망조가 들은 공연을 '망조가 들었다'고 명명하는 것을 목격한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쓰는 일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작가가 된 이후로 사사로운 글은 잘 못쓰게 되었다. 사사로운 글을 쓰는 일이 필요하다.
제시의 일기를 본다. 그래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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