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12월 10-16일,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제10차 정기총회가 “아시아에 닥친 도전에 대한 응답-새로운 복음화”를 주제로 베트남 쑤안록과 호치민 시에서 열렸다. 총회에 참석한 강우일 주교가 한국군의 베트남 전쟁 범죄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사과하였다. FABC 누리집에 있는 기사를 번역하여 소개한다.
한국 주교, 베트남 전쟁 범죄에 대하여 사과하다
베트남 쑤안록 –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제10차 정기 총회에 참석한 한 한국 주교가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군이 저지른 잔혹 행위에 대하여 사과하였다. 이 전쟁을 미국인들은 베트남 전쟁이라 부르지만 베트남인들은 미국 전쟁이라 부른다.
한국의 제주 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2012년 12월 13일 전체 회의 때 한 개인 발언에서, 한국군이 1968년부터 1974년 사이에 대략 5천명의 민간인을 살해한 것에 대하여 베트남인들에게 사과하였다. 다양한 출처에 따르면, 한국군은 군사 작전을 수행하면서 4만여 명의 베트남인들을 살해하였다고 한다.
강우일 주교는 나중에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에 베트남을 처음 방문하였는데, 수십 년 전 이곳에서 한국군이 저지른 전쟁 범죄에 대하여 사죄하여야 한다고 여겼다고 설명하였다. “저의 발언은 개인적인 것이고 주교회의 이름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의 형제 주교님들도 제가 한 일을 지지해 주시리라고 확신합니다.”
강 주교에 따르면, 한국에 있는 비정부기구들이 최근에서야, 여러 해 동안 자행된 살해 행위들을 기록한 문서를 발견하였다고 한다. 오랫동안 이에 대한 소문들만 있었을 뿐이라고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일부 우리 군인들에게서 그들이 살해 행위에 가담했다는 고백을 들어 왔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한국 군대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최근에 들어서야 비정부기구들이 증거를 확보하고 이곳에 와서 그러한 살해 행위들이 저질러진 장소들을 방문하였습니다.”
2001년에 대한민국의 김대중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하여 한국이 고의는 아니었지만 전쟁 중에 베트남인들에게 끼친 고통에 대하여 사죄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그러한 범죄 사실도 모르고, 전임 대통령이 이에 대하여 사죄하였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
한국의 남해안에서 100킬로미터 떨어진 제주도에서 봉사하고 있는 강우일 주교는, 교회가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말하지 못하면 어느 누구도 말하지 못할 것이라며, 정부 당국은 ‘국가 안보’라는 장막 뒤에 이를 숨겨 왔다고 덧붙였다.
강우일 주교는 사람들에게 숨겨 온 사건들의 한 실례로, 60년 전 한국 전쟁 발발 몇 년 전에 제주도에서 일어난 3만 명의 민간인 학살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오늘날까지도 한국인의 90%가 제주도에서 일어난 그 사건에 대하여 모르고 있습니다. 정부 당국이 그 역사를 은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알리는 것은 교회의 책임이 됩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말하겠습니까?”
1948년부터 1952년까지 제주도에서 한국 군대가 3만여 명의 민간인을 학살하였다. 미군정은 제주도에 한국 군대를 파견하여, 그 섬에서 1947년 3월 총선에 반대하는 “좌익분자”로 추정되는 6명을 살해한 것을 기화로 일어난 소요 사태를 진압하라고 한국 군대에 명령하였다. 한국 군인들이 양민을 학살하였지만, 미군의 명령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67세의 강우일 주교는 지금 6년째 제주 해군 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싸움을 함께 하고 있다. 강 주교는 해군 기지 건설이 대한민국 해군을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 해군 함대를 수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 해군 기지의 존재가 동아시아 지역은 물론 미국에도 불필요한 긴장만을 증대시킬 뿐이라고 말한다.
강 주교는 제주 해군 기지가 지역민들의 불안만 키울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요한 23세 교황의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 1963)를 이렇게 인용하였다. “한 나라가 군사력을 증강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즉시 무력 경쟁이 일어나게 됩니다”(110항 참조).
강우일 주교는 자신의 발언에서 동료 주교들에게 이렇게 당부하였다. “현대의 교황님들은 계속해서 군비 축소를 호소해 오셨습니다. 저는 세계 평화에 관한 교도권의 사회적 가르침을 아시아인들에게 일깨우고 선포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의무라고 믿습니다.”
(원문 출처: http://www.fabc.org/10th%20plenary%20assembly/Documents/Korean%20Bishop%20Apologizes.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