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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역사
카테고리 기술/공학 > 의학
지은이 재컬린 더핀 (사이언스북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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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평촌 도서관
평점: ★★★☆
가치: 참고문헌적 가치 충만. 나름대로 무척 재미도 있지만, 아주 잘 쓴책이라고는 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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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이 의대생, 혹은 의사들은 공대생, 혹은 공대 출신의 사람들과 몹시 흡사해서
일반적인 어떤 기대, 그러니까 그들은 지적이고 교양이 있으며 환자들과 면대면 상황을 매일 겪기 때문에 그들의 심리와 고통을
잘 파악할 것이라는 그런 기대를 종종 어긋나게 한다.

나는 늘 과연 의대에서 '해부학'이라는 과목에 있어서 '해부 실습'이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실습인지 몹시 궁금했다.
수술은 물론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해부 실습'이라는 것이 생각처럼 수술을 위한 연습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고
그렇다고 정말 해부학적인 지식을 배우는 절대적이 '교제'라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의대생이나 의사들을 만나면 이에 대한 현장의 실질적이고 실증적인 고백이나 고민을 듣고 싶었지만
불행하게도 이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의대생이나 의사는 보지 못했다.
그들은 그저 그것은 들어야 하는 과목에 불과했고,
그래서 누군가의 신성한(?) 몸이 찢기고 해벌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저 그들은 늘
해부는 신성한 몸을 생각처럼 진정 신성하게 다루지 않는다는 말을 했고,
처음에는 무섭고 당황스러웠던 과정이 어떻게 익숙해져서
마치 '투캅스'의 경력 많은 형사와 신참 형사가 시체를 앞에 두고 나누었던 대화가
(신참 형사는 차 트렁크에서 부폐한 시체를 보고 역겨워하지만 경력 많은 경사는 그 앞에서 무슨 식사를 먹을지 너스레를 떤다.)
이제 해부가 익숙해진 의대생들 사이에서 어떻게 그런 대화가 가능한지에 대한 영웅담만 있을 뿐이었다.

이것은 의사가 수술을 두려워해서 되겠느냐, 사람의 몸에 칼을 대는 것은 의사의 숙명이라는,
이런 상투적인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해부가 과연 절대적으로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인 것이다.
이미 지식이 충분히 축적된 오늘날의 의학이 과연 해부를 진실로 필요로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는 내가 의학의 발전을 위해 나의 몸을 의대에 해부용으로 기부해도 되는가,하는 질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어떤 실마리를 나에게 제공해 주었다.
이 책 62페이지에는 해부에 관한 항목을 정리하며 이런 문장을 남겼다.

p. 62

해부학은 의사와 의사 아닌 사람들을 구분 짓는다. 해부학은지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근대 의학을 다른 여타 의학과 구분짓는경계선이다. 해부학은 그 자체로서 유용한 학문이지만, 오느랄 해부ㅏㄱ 교육은 장래의 의사들을 전문직 전통 속으로 사회화하는 상징적 통과의례의 첫관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p.s 썩 잘 쓴 책은 아니지만, 필요한 정보는 꽤나 얻을 수 있다.
책의 편집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뭔가 중요한 정보들을 빼놓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다.
요즘 가끔보면 참고문헌을 아예 뺴놓고 출판하는 양아치들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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